풍성한 가슴 털과 까칠한 턱수염은 남성의 매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탈모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이라면 굵고 길어진 가슴 털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일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급격히 증가하면 머리카락은 빠지고 몸의 털은 굵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탈모의 초기 증상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가을은 퇴행기에 있는 머리카락이 많은 계절인 데다 탈모에 영향을 주는 테스토스테론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여서 모발이 약해진다. 여성들 역시 여름 내내 자외선에 시달린 두피가 약해진 데다 땀과 피지ㆍ먼지 등으로 오염돼 모근이 약해져 탈모에 방심할 수 없다.
가을철 털갈이가 영구적인 탈모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일상에서의 예방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은 “평소 올바른 두피관리습관을 유지하고, 초기 탈모의 신호만 잘 포착해도 탈모는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털은 굵어지는데 머리카락은 얇아지면=굵어진 털 외에도 탈모를 예고하는 증상들을 평소 다각도로 체크해볼 수 있다. 머리카락은 자연적으로 하루평균 50~70개 정도가 빠진다. 그런데 이 수가 100개를 넘어가고 이런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되면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약 100개 정도 잡아당겼을 때 5개 이상 빠지는지도 체크해본다. 갑자기 지성 비듬이 많아지거나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어지는 것도 초기 증상이다.
갈수록 늘고 있는 50대 이상 여성의 탈모는 체내에서 분비되는 남성호르몬의 양이 적어 남성에 비해 정도가 심하지는 않지만 폐경기를 맞으면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어 탈모를 유발한다. 손호찬 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은 “남성의 경우 남성호르몬이 털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수염이나 허벅지 털 같은 체모는 굵게 만들어주고 성장을 촉진시키지만 머리카락에 있어서는 거꾸로 탈모와 모낭의 소형화(모발이 가늘어지다가 소실됨)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탈모 치료의 진화=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탈모 예방과 치료의 경우 기존엔 가늘어진 모발을 굵게 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모근 세포를 자극해 머리카락이 나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다. 비듬이나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두피 테라피 외에 약물 요법과 주사 요법, 자가혈 치료법 등이 시행되고 있다. 강진수 원장은 “탈모의 약물 요법은 비용이 상대적으로 싸고 치료받기 쉽지만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모낭이 살아 있는 탈모 초기에만 효과가 있다는 한계가 있다”며 “또 약을 바르다가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PRP(Platelet Rich Plasma) 자가혈 치료법은 일반혈액보다 혈소판이 풍부하게 응축되게 만든 혈장 성분을 활용한다. 혈소판이 주변 세포들의 증식을 촉진하고 콜라겐 등의 성분들을 합성하도록 자극해 탈모 부위의 모근을 강화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혈액을 채취해 시술한 후 4~6주면 새로운 모발이 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사 요법인 메조테라피 역시 탈모 초기나 자가혈 치료로 모근이 이미 돋아난 후에 유용하다. 강 원장은 “6~10회 시술하면 탈모 진행이 멈추고 3~6개월 후에 머리카락이 새로 난다”며 “약물 치료와 마찬가지로 메조테라피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되므로 정기적으로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단백질 식단으로 머리카락 구하기=머리카락 한 가닥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라면 매일 감는 머리라도 조금 더 세심하게 신경 쓰는 것이 좋겠다.
우선 머리는 저녁에 감아야 한다. 낮에 묻은 먼지와 피지가 모공을 막아 비듬이 생기며, 이는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샴푸 전 굵은 솔빗으로 머리를 빗으면 모발이 적게 빠지고 비듬과 때를 제거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머리를 감을 때에는 손끝을 이용해 마사지하면서 감고, 샴푸는 500원 동전 크기가 적당하다. 머리를 감은 후엔 머리끝부터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듯 물기를 제거한 후 자연 건조시킨다.
불규칙한 생활이나 무리한 다이어트, 동물성 지방 함량이 높은 서구화된 식생활 등도 탈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우선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2~3개월 후 심한 탈모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단백질이 풍부한 콩ㆍ생선ㆍ우유ㆍ달걀ㆍ(기름기를 제거한) 육류 등을 충분히 섭취한다. 케라틴 형성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A는 간ㆍ장어ㆍ달걀노른자ㆍ녹황색 채소 등에 많다. 우유와 시금치ㆍ땅콩 등엔 모발을 강하게 하고 모발 발육을 돕는 비타민E가 풍부하다.
윤정현 기자(hit@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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